2020년 9월 22일

[기고] 보는 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스님의 심오한 법어를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있는 그대로 생각해보라는 뜻인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다르게도 생각해보고, 결국은 내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상대적이고 합리적인 이해를 해보면, 둘이 하나로 상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유컨대, 4대강의 보와 물도 본질적으로 둘인 듯 하나로 상통하지만, 평소(가뭄)에는 수질로, 폭우에는 홍수로, 이분하여 갑론을박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물 관리는 수량과 수질이 하나로 상통해야 되는 것이다.

평소(가뭄)에 오염과 녹조로 문제가 되자, 폭우에 홍수로 반격하고, 산과 물이 하나의 자연이듯, 보와 물도 하나의 물 환경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분법적으로 수질과 홍수라는 반쪽명분만 내세워, 정략적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편협 된 시각으로 강안에서 저수를 하겠다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대로 강물은 물길 따라 흐르고, 저수지는 강 밖의 지상에 건설해야 하천으로 흘러내리면서 수질이 맑아지는데, 그러한 자연법칙을 어기고, 강을 가로막아서 수량과 지하수를 확보하겠다니, 수질이 오염되는 것이다.

이제라도 물 관리의 기본체계를 재확립하여, 수량, 수질, 지하수가 3위 일체로 확보되도록, 지상에 저수지부터 만들어서 농업용수를 해결하고, 맑게 흐르는 강물을 취수하여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국가백년대계의 물 관리시스템을 과학적으로 재설계하여, 주도면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정부의 물 관리일원화가 이루어진 만큼, 그린뉴딜사업 같은 추동력을 발휘하여, 가뭄ㆍ홍수ㆍ수량ㆍ수질관리를 입체적으로 연계해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에 기록적 장마와 폭우에 강둑이 터지고 대홍수가 나기도 하였으나, 일부지역 주민들은 4대강사업 전보다 홍수피해가 적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도 4대강 보에 대한 흑백논쟁이 벌어졌다. 폭우에 홍수가 없었지만, 평소(가뭄)에 녹조와 수질오염은 어떠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당장 눈앞의 홍수문제만 갑론을박 하고 있다. 거듭 밝히지만, 평소(가뭄)에 수질도 맑아야 하고, 폭우에 홍수도 없어야 물 관리가 제대로 되는 것이므로, 강은 물길을 정비(준설)하고, 농업용수는 지상의 산야에 저수하여, 저절로 흘러내리는 친환경 치수사업을 해야 한다.

낙동강 상류의 드넓은 고향들에는 비닐하우스 특작농산물이 4계절 왕성하여 주민들이 고소득을 올리고 있으나, 날이 갈수록 지하수위가 내려가 이제는 암반관정까지 뚫지 않으면 더 이상 수막농사가 어려운 지경이다. 다른 지역이나 일반농작물도 마찬가지이므로, 지금부터 지상저수로 농업용수를 확보해야 한다. 가능하면 산이나 들에 소규모 저수지를 사방으로 분산배치 하여 자연유하로 이용하고, 평지의 논밭에는 자가 지하저수조를 설치하여, 4계절 빗물을 최대한 집수하도록 해야 한다.

댐 건설로 유수량이 줄어서 강은 숲으로 변하고, 보 설치로 강물이 정체되어 녹조와 오염이 증가하고, 지하수와 강물을 거꾸로 퍼 올리는 불합리한 치수방식을 하루빨리 개선하여,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시대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한마디로 전국토의 물을 지표면 위에 저장하여 무동력으로 이용하고, 도랑과 강물은 흘러서 자정작용으로 맑은 물을 이용하도록, 치수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때마침, 도시지역은 물 순환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주택에도 자가 저수조를 갖추어 가뭄과 수질오염에 대비해야 한다.

21C에는 고도의 산업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가장 안전한 식수는 빗물이 될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약간의 산성먼지 외에는 오염이 되지 않은 물이다. 가정의 옥상이나 지하저수조에 빗물을 저장하여 간단한 자가정수를 거치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식수가 된다. 최근의 수돗물 오염이나 강물의 중금속오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과 물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자연이듯이, 보와 물도 수량(지하수), 수질, 가뭄, 홍수를 하나의 CYCLE로 상통하는 자연의 섭리로 이해하여, 완벽한 물 관리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