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0일

예안신문

경북북부지역뉴스

[기고] 이겨야 사는 정치보다 함께 사는 정치를 보여줄 때다

정훈선 전) 안동시의회 의장

[예안신문] 최근 안동에선 때 이른 지방선거 공천룰이 제시돼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김형동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 때문이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기여도를 따져 지방선거 출마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지방선거보다 대선이 우선’이라고도 했다. 최근 여당 내 유력 대권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안동 방문으로 지역 내 야권지지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대선 승리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곤 있어도, 사실상 대선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후보에게 공천하지 않겠다는 엄포로 들린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소속 정당의 대선 후보 지지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번 대선 지지율은 3년 뒤 총선에서 현직 국회의원의 재공천 여부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형동 의원도 절박한 심정이었기에 긴급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천을 볼모로 한 후보 줄세우기 관행이 또 다시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지방선거에서 각 지역 출마후보들이 자신의 선거운동이 아닌 대선에 올인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이는 지역 유권자들이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더구나 후보에 대한 충분한 검증없이 지방선거가 진행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수많은 지역 현안을 짚어 볼 겨를조차 없이 결국 세력과 셈법에 의해 선거는 끝난다. 정치의 목적과 비전은 상실된 채 지역은 또 정쟁과 힘의 논리에 멍들어 갈 것이다. 그 불행한 결과는 오롯이 안동시민의 몫으로 남는다.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는 쉽게 나뉠 수 없다. 그렇다고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되어 있는 현재의 권위주의적 한국정치사회의 권력구조가 옳다고도 할 수 없다.

지방에선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해오고 있다. 지방분권운동과 지방자치를 실현해 오고 있는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가 그렇다. 작은 걸음이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된 부품 정도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특히나 상대진영 측 대권 후보의 안동 방문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지방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던 수많은 지역의 정치인들을 함부로 폄훼한 것은 큰 결례에 해당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의 대표정치인이다. 충성 지지층에 의지하거나 반대 급부로 특정 부류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 진영과 이념을 넘어 지역 내 모든 민심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정권 탈환에 혈안이 돼 상대 후보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기보다,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초당적 자세로 정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통합의 정치이며 진정한 리더십이다.

대선에서 소속 당의 승리만이 지역의 살길이라는 편협한 생각은 매우 위험하고 시민들에게는 실망스런 발언이다. 당을 지키기에 앞서 지역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이겨야 사는 정치보다 함께 사는 정치가 그립고 포용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아쉽다.

글. 정훈선(안동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