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2일

예안신문

경북 북부지역 뉴스

[기고]하회마을과 전동차 <두루협동조합 이사장 김수형>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사진SNS 제공

[예안신문] 일전에 뉴스에 하회마을이 크게 나온 모양이다. 올라오는 기사와 글들을 보면서 여러각도에서 생각을 해봤다.

하회마을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다른 지역(경주, 전주)에서 운영되는 것을 보고 마을 내에서 독점적으로 운영하여 수입을 내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일이 시작된 것 같이 보이지만 좀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하회마을은 역사가 참 오래된 마을이다. 그런 전통마을이 지금의 형태를 가지게 된 것에는 마을 자체의 독특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것을 필요로 한 사람들도 있고 또 그 모습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한 움직임들에 의해서 문화재청에서 보존해야하는 공간을 정하게 되었고 안동시에서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이 일은 시작된다고 봐야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마을 사람들이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안동의 봉정사와 같은 사찰들은 대부분 사찰에서 입장료를 받지만 하회마을은 그렇지 않았다. 당시(정확히 언제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개인의 재산권이나 기본권에 대한 생각이 그렇게 형성되어있지 않았고 지금도 그것을 어떤 식으로 지켜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고 하면 님비현상이라고 평가하고 또 집단적 움직임을 취하면 좌파다. 빨갱이다 몰아가는 경향도 있다.

안동시가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고 마을은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자신들의 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일부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시절이 시절이라 공부한 사람은 떠나고 농사 짓는 사람만 남는 농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이 되면서 마을 내부에 있던 식당과 상점도 밖으로 나왔다. 마을 내부에 상점을 저렇게 없애는 것에도 나는 다른 생각이 있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이런 형상이 문화재를 지키는 아주 좋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생존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야기를 바꿔보면 이렇다. 중앙정부에서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한 마을의 재산권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보존해야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보존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건축물이 중요하여 박제화 하려는 것이 목적이면 그 마을 사람들을 밖으로 몰아내고 건축물만 국가에서 관리해야한다. 간혹 마을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하며 문제를 마을 사람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성향을 조금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하회마을의 가치는 그곳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아주 크다. 동성마을이며 역사와 이야기와 그들의 삶이 유지되어 오는 곳인데 이제는 점점 쇠락해서 박제가 되어가고 있다.

다시 입장료부분을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알기론 초기에는 안동시에서 입장료를 받았고 안동시 수입으로 잡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안동시는 그 수입을 별도로 잡아 하회마을 보존에 사용하게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마을 사람들이 입장 수입금의 일부를 요구하고 그로 인해 일부를 하회마을 보존회로 입장 수입금이 나눠진다. 혹자는 그 전체 금액을 보고 큰 돈이라고 하지만 그 마을 주민 수로 나누면 한집에 얼마의 금액이 돌아갈까? 나누어 쓰면 작은 돈이 되고 받은 금액 그대로를 잘 쓰는 것이 훨씬 현명할 정도의 금액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돈이 마을로 들어가고 마을의 수입으로 알고 있고 마을 사람들이 편하게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가가 마을 사람들의 재산권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했으니 거기에 대한 어떤 보상이 있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마을 내의 건물을 보수하고 도로를 보수하는 것도 당연히 국가에서 해줘야하는 일이다. 마을 사람들의 희생에 의해서 발생하는 가치에 대한 보상과는 별도로 봐야한다고 본다.

정부에서 민속자료로 지정하고 보존하는 것으로 정했고 또 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었다. 그 내용에는 마을 사람들의 삶이 속해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잊어버린다. 하회마을은 그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는 것에 큰 가치가 있다. 즉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하회마을이 지속되어야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기본권과 재산권을 통재하고 있는 국가는 그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사람들은 쉽게 오해할 수 있다. 그럼 매월 그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주자는 것인냐?라는 부분인데 난 그것에 대해 반대한다.

간혹 ‘문화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달 돈을 줘야한다.’, ‘종손에게 매달 돈을 줘야한다.’, ‘문화 기획자에게 매달 돈을 줘야한다.’, ‘예술가에게 매달 돈을 줘야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달리 생각한다. 정부의 예산을 받아서 살게되면 사람들은 본연의 가치를 잊게된다. 그리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을 정부 예산 받아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라며 비난 하고 찾는 이들이 무례해지고 마을 사람들은 많은 피해를 입게된다.

하지만 정부는 정부가 지정한 보존가치가 있는 마을의 유지에 많은 힘을 기울여야한다. 지금까지는 20세기식 생각에서 지정만하고 문화재만 수리해주는 정도였다. 그 결과 마을에는 노인들만 살고 젊은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다. 물론 인근의 다른 마을들도 비슷하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보존하겠다고 지정을 했으면 보존되도록 노력을 기울어야한다. 사실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계도 참여해야하며 시민단체와 정치인들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방법을 찾아내고 더 나은 모습을 만들어야한다. 그런 노력을 물론 주위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마을에도 당연히 해야겠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가와 접근법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동차를 몰고 다니는 마을의 몰지각함을 욕하기에 앞서서 마을이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 중앙정부의 관련부처, 지방정부, 관련학계, 시민단체, 지역민들은 알고 있어야한다. 마을 사람들이 먼저 입장료 받고 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투표를 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서울의 토론회 등에서 이야기하면 서울의 전문가들은 이런 말을 한다. 그것은 안동의 특수성이며 하회마을의 특수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며 많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바보들 아닌가? 물론 힘업고 여유없던 과거에는 그럴 수 있다.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됀다. 마을도 걸음마 하는 곳 있고 잘 성장한 곳도 있고 사춘기도 있고 성년인 곳도 있고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등으로 여러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걸 한가지 약으로 보존하고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학계도 보존과 지속성에 대해서 고민해야한다. 문화재의 기둥 길이만 측정할 것이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이 어떻게 지속되어야하며 그 마을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되어야하는지도 함께 고민해야한다. 노인만 있는 마을이 과연 제대로 보존된 마을인가? 젊은 사람들이 살수 있도록 살길을 만들어줘야한다. 먹고 살거리도 있어야한다. 반드시 마을 내에서 먹고 살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중부 예산 범위 안에서 살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지역이 함께 고민하고 다시 아이들이 태어나는 살아있는 마을을 만들어야한다.

하회마을만이 아니라 전국의 각 지역의 민속자료 등에 대해 마을, 정부, 학계, 정치계, 시민단체, 전문가, 지역민이 워킹그룹을 만들어서 각 지역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쉽게 누구의 잘못으로 몰아갈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국가의 숙제이며 지역의 숙제다. 이런 작업 속에서 능력이 생긴 전문가들이 일반 농어촌, 산촌 마을 활성화에도 뛰어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마을을 모두 살릴 수는 없다. 없어지는 마을도 있겠지만 남아있어야하는 마을도 있어야하고 그것에 대해서도 지역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한다.

전동차는 하나의 형상이다. 그리고 나는 전동차도 필요하다고 본다. 마을 안에 카페도 필요하다고 본다. 바람 피할 곳, 햇볕 피할 곳 하나 없는 하회마을, 사람이 찾아왔다가 욕하고 가는 세계문화유산에 무슨 가치가 그렇게 있겠는가? 몸이 불편한 사람, 걸어나기기에 피로도가 큰 사람에게는 전동차가 필요하다. 전동차도, 유모차도, 카페도, 식당도 모두 운영을 잘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편의 시설은 없애서 무균 상태로 만들겠나는 생각은 박제화 시키겠다는 생각이 아니겠는가? 좋은 카페가 있으면 좋고 좋은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 전통도 지키고 편리하고 현대적인 묘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